[향기나는 사람-①,임정욱]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관통하다 [향기나는 사람-①,임정욱]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관통하다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문재인 정권은 재벌개혁과 맞물려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이른 바 ‘반재벌, 친 중소벤처기업 육성’ 의지를 공식화했다. 특히 중기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 스타트업과... [향기나는 사람-①,임정욱]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관통하다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문재인 정권은 재벌개혁과 맞물려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이른 바 ‘반재벌, 친 중소벤처기업 육성’ 의지를 공식화했다.

특히 중기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은 재벌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이젠 미국 등과 같이 유망 스타트업과 글로벌 챔피언급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통해 대기업 중심의 기득권 질서를 허무는 동시에, 글로벌시장에서 통하는 혁신적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멈춰버린 성장동력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산업정책기조의 일대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재벌 대기업 구조로 견고한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는 국내 산업구조를 어떻게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변화할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그 것은 결코 정책의 문제가 아닌, 시장의 논리와 사람의 문제라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혁신적 인물과 규제 없는 시장 친화적 정책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권이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어떻게 벤처생태계를 키우고, 기존 대기업중심의 갑질 횡행한 기득권질서를 타파할 수 있을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치원미디어는 대한민국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생태계에 좋은 기운을 불어 넣고있는 최고의 전문가 그룹 인터뷰를 통해 그 해결의 단초를 제시하고자 한다. 결국, 마인드와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절대 제도와 정책의 문제가 아닌 시장의 논리와 사람의 문제라고 피치원미디어는 판단하기 때문이다.

피치원미디어는 ‘향기나는 사람’시리즈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키우고 살찌울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앞으로 주옥 같은 10명의 인터뷰를 소개할 계획이며 1편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을 소개한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최고 전문가이자 스타트업 전도사로 불리는 임정욱 센터장의 빼어난 인사이트를 소개한다.

2014년 9월, 임 센터장은 당시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주재 규제개혁장관회의 행사에 박 전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등장, 스타트업계를 놀라게 했다. 임 센터장은 발언 기회가 주어지기 무섭게 “핀테크 산업이 중요하다. 정말 핀테크산업을 키워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발표한다.

당시만 해도 핀테크는 영국, 미국 등 선진국에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할 무렵이고, 국내는 여전히 생소한 개념이었다. 하지만 그의 그날 발언 이후 정부는 핀테크산업 육성에 엄청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다. 기재부 발표가 이어졌고, 금융위는 화답하듯 핀테크 산업육성 정책을 쏟아냈다.

이듬해 2015년 1월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부 등 6개 부처 합동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토스를 제공하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참석하는 행운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여전히 현장에서의 핀테크 규제는 심하고 풀어줄 것을 대통령에게 요청했고, 당시 참석했던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즉석에서 도와주겠다고 발언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실제 임정욱 센터장은 일치감지 영국 등 금융선진국들이 앞다퉈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한 핀테크산업의 파괴력과 기존 비효율적 금융서비스를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국내에서 가장 먼저 핀테크산업 육성을 주창한 인물이다.

지금도 포털에서 핀테크를 검색해보면 임 센터장은 여전히 국내 핀테크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검색될 정도다. 그만큼 그는 수 없는 토론회와 세미나, 강연을 통해 핀테크 산업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공공부문 정책 담당자들을 설득시키고 대중에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이처럼 임 센터장은 글로벌 IT업계의 새로운 트렌드와 흐름에 매우 해박한 것은 물론, 시장과 산업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를 간파하고 정책당국자와 기업, 언론에 알리는 첨병역할을 해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블로그와 트위터 등 SNS상의 메시지는 늘 국내 주요 언론에 대서특필되기 일쑤고 수많은 기자들이 팔로우하는 IT업계 빅가이 취재원이다.

인터뷰 요청 내내 자신은 작은 일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계면쩍어하는 그는 스스로 몸을 낮추며 자신은 그저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금 더 살찌게 하는 일, 투자자와 연결시켜주는 일만 할 뿐이라며 애써 크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 대한민국 스타트업계의 모든 것, 임정욱으로 통한다

임 센터장은 스타트업 관련 콘퍼런스 등 각종 행사 섭외 1순위로 꼽히는 인물이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물론 규제, 글로벌진출, 투자 등 다양한 키워드 행사나 컨퍼런스의 단골 패널 및 강연자로 청와대는 물론 전국을 누빌만큼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임정욱2

실제 그는 스타트업계에선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고, 어떤 행사건 참석자들의 인증샷 요청이 쇄도할 만큼 그는 이미 스타트업계엔 스타 같은 존재다. 임 센터장이 스얼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3년 11월. 당시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창조경제와 상생을 부르짖던 정부 요청에 따라 네이버는 매년 20억원씩 5년간 스타트업을 지원한다는 명목 아래 스얼을 출범키로 한 것.

그는 미 버클리 MBA출신에 미 라이코스 CEO를 역임한 후, 당시 다음(현 카카오)에서 미 실리콘밸리 VC인 트랜스링크에 투자한 인연을 계기로 실리콘밸리에서 1년여간 스타트업생태계를 직접 볼 기회를 얻는다.

그는 여기서 창업의 메커니즘과 VC 시각에서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경험을 쌓았고, 네이버는 임정욱을 센터장의 적임자로 낙점했다. 합류를 결정한 임 센터장은 2013년 11월 귀국 후 셋업 작업을 거쳐 다음 해 3월 정식 오픈한다.

당시 미래창조과학부가 네이버에 요청해 시작된 스얼이지만 임 센터장 취임 후 스얼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활기띠는 과정에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하는 등 기대이상의 역할을 해낸다. 스얼은 전시회를 크게 한다거나 화려한 행사는 절대 하지 않는다. 호화롭지 않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는 선명한 메시지와 풍부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격주로 아침에 여는 스타트업 기업가간의 교류의 장인 커피클럽을 비롯해 일본진출을 시도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저팬부트캠프, 올해로 4회를 넘긴 ‘실리콘밸리 한국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의 중요성과 스타트업생태계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지속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임 센터장이 지난 3년 6개월간 해온 행보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복원과 활성화에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다. 정책이 바뀌고 오프라인 대기업이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등 기존 VC 외 많은 자본이 스타트업에 흘러 들어오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해낸다.

그 뿐만 아니다. 스타트업에 대해 잘 모르는 정부를 설득시키고 규제 완화에 대한 필요성을 설득하는 핵심적 역할도 그는 묵묵히 해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늘 겸손하다. 스스로 스타트업이 중요하다는 걸 정부나 대기업, 언론에 떠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평하는 그는 “스타트업이 궁금한 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다는 연락이 가장 많이 온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벤처캐피털이 쉽게 만나주지 않거든요. 정부 기관은 물론 대기업, 작은 중소기업, 공공부문, 심지어 언론에서도 스타트업에 대해 궁금해하고 이런저런 요청을 많이 해온다”고 설명한다. 실제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그는 친정인 조선일보 논설위원실의 수많은 논객을 대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한 적이 있을 정도다.

■ 스타트업 생태계 전도사 임정욱, 생태계에 대해 입을 열다

3년여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임정욱은 대한민국 스타트업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임 센터장의 첫 일성은 우리 사회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너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크게 3가지를 오해한다는 게 그의 지론.

그는 무엇보다 “스타트업이 왜 그렇게 방만한가? 쿠팡의 예를 들면서 거품 아니냐, VC는 어떻게 그런 투자를 할 수 있느냐 하는 오해를 가장 많이 한다”고 지적한다. 두번 째는 공공부문의 경우 스타트업하면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는 개념을 갖고 예산지원만 생각하는 것도 대단히 잘못된 오해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세 번째는 언론은 물론 여론이 ‘배달의 민족’의 예를 들며 스타트업이 마치 소상공인을 괴롭히고 수수료 장사를 한다는 등 스타트업에 대한 왜곡된 시선도 큰 문제라는 것. 임 센터장은 그 원인을 스타트업의 다양성(literacy)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스타트업에 관한 한 미 실리콘밸리가 가장 앞서있고, 그다음이 이스라엘, 그리고 중국도 괜찮은 편”이라며 한국 역시 그 뒤를 이를 정도로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임 센터장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살찌게 하는 딱 하나의 정답은 없단다. “모든 이슈가 단순한 게 아니기 때문에 생태계는 단순히 제도와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절대 아닙니다. 규제만 푼다고 될 일도 아니죠”

그는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더욱 살찌우고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3가지가 실행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다.

좋은 사람들이 창업을 많이 해야 한다

핀테크 등 신산업에서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어야 한다.

벤처캐피털(VC)이 정말 좋아져야 한다(경쟁력 개선의 의미)

임 센터장은 “3년 6개월여간 스타트업계를 지켜보니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가장 치열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VC”라고 단언한다. 자기 돈이든 LP자금이든 직접 자금을 투자하고 리스크를 거는 VC가 가장 치열하게 스타트업 생태계에 관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 센터장이 세 번째로 제시한 VC가 좋아져야 한다는 근거에 대해 그는 이렇게 잘라 말한다. “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은 바로 VC입니다. VC들이 투자할 곳을 찾아주고 밀어주고 또 다른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그는 “국내의 경우도 본엔젤스파트너스와 알토스벤처스 같은 회사가 수십 개쯤 되면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글로벌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격정에 찬 임정욱의 지적, 그의 안타까운 일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임 센터장은 공공부문에서 소신 있게 정책을 집행하는 게 크게 부족한 게 늘 아쉽다고 토로한다. 공공기관의 경우 예산집행 시 사후 감사와 책임 문제를 의식해 불필요한 심사나 기구들을 너무 많이 붙인다고 지적한다. 결국, 교수 등 관련 없는 비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다는 것. 공공부문 실무자가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공무원이 어느 정도 알만하면 바뀌는 것도 참 문제입니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년이 걸리는 데, 1년쯤 돼 조금 알만하면 바뀌죠. 새로 맡은 사람이 어떻게 알겠습니까?”

임 센터장은 스타트업 지원사업의 경우 이를테면 LP를 담당하는  공공부문 투자업체 CEO의 경우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가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국내 투자업계도 이젠 평판(reputation)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인다.최근 위메이드가 100억원 투자철회로 논란이 된 남세동 대표 사건처럼 투자자의 평판이 스타트업계에 공유돼야 한다는 것.

관련기사 =  세이클럽 개발했던 천재개발자,남세동 대표의 어이없는 투자실패기,위메이드 100억 투자철회 논란

“미국 VC의 경우 투자계약서가 의외로 까다롭지 않습니다. 사고 나면 따지지, 사전에 뭘 대비해 옵션을 넣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임 센터장은 계약서가 까다롭지 않은 것은 명문 VC들일수록 더욱 그렇다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세코야캐피탈, 앤드리슨호로비츠, 벤치마크캐피탈, 엑셀파트너스 등과 같은 명문 VC일수록 계약서는 까다롭지 않고 심플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미국 유명한 엔젤투자자가 강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투자결정을 질질 끌지말고 빨리 내려주라는 거죠. 창업자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 (투자)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명확하게 알려주라는 겁니다”

이젠 국내도 투자자에 대한 평판관리가 필요하고 그런 평판이 공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세계적 액셀러레이터 Y컴비네이터의 경우 투자한 포트폴리오 2000여명의 창업자가 내부게시판을 통해 모든 VC와 엔젤투자자에 대한 평판을 공유하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시총 40조원대에 이르는 에어비앤비 창업과정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해병대 출신의 엔젤투자자가 초기에 25만달러를 투자키로 했는데, 사인 직전에 창업자가 투자를 받지 않기로 한 적이 있습니다. 이유는 그가 투자 이후 골치아픈 주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언론이 그 이후에 그 엔젤투자자 인터뷰를 했는데, 그는 에어비앤비에 투자하지 못한 게 후회되고, 자신의 평판에 대해 이제부터 생각하겠다고 얘기했다는 점입니다. 그가 초기 투자에 성공했다면 수천억 단위 부자가 돼 있었을 테니까요”

그는 최근 남세동 대표의 위메이드 100억원 투자유치 실패 건은 그런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젠 국내 투자업계도 신뢰할 수 있는 사람끼리 잘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베스트프랙티스(Best Practice.판매, 제품혁신 등 특정 경영 활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성과를 창출해 낸 운영방식)를 공부해야 합니다. 투자기법이 가장 앞선 곳은 실리콘밸리이기 때문이죠”

그는 국내 투자의 경우 아직도 후진적 요소가 많다고 분석한다. 여전히 글로벌 투자자들이 같이 투자하기에는 비효율적이고 꼬리표가 너무 많이 달려있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 스타트업계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더 많이 섞이고 그래서 투자방법과 트렌드가 더 글로벌화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은 결국 금융시스템입니다. LB인베스트먼트 박기호 대표는중국도 이미 실리콘밸리처럼 투자한다고 지적합니다. 선진화한 모험자본이 잘 작동해야 하는데, 너무 정부주도로 가다보니 결국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거라고 봅니다”

그는 핀테크 관련 금융위원회 정책 기조가 여전히 톱다운 방식이 강하고 아직도 허가개념으로 접근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은 안타깝다고 토로한다. 그는 좋은 스타트업을 키워내는데 벤처캐피털이 왜 중요한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토스 서비스라고 털어놓는다.

“이승건 대표가 연락이 와 2014년 4월쯤에 함 본적이 있어요. 전 그때 토스가 실패할 걸로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무료서비스인데 어떻게 돈을 벌지도 감이 안 잡혔고, 당시 중기청 모태펀드조차 금융업과 부동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못 하게 할 정도였거든요”

하지만 임 센터장은 그로부터 한 달 후 알토스벤처스가 10억원을 투자하는 걸 보고 놀랐다고 술회한다. “당시만 해도 토스가 서비스를 잠깐 올렸다가 내렸을 때입니다. 돈도 없고, 은행제휴를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실리콘밸리 VC가 와서 투자를 해줬기 때문에 전 토스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봐요”

우여곡절 끝에 토스는 2015년 2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기업은행 등이 제휴하면서 그해 7월 KTB, 기업은행 등에서 50억원, 1년 뒤 굿워터, 알토스벤처스 등 실리콘밸리 VC중심으로 256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 이후 토스는 2017년 3월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550억원을 추가 투자받는다.

“제가 놀란 것은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가 왜 토스에 그렇게 대규모 투자를 했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자신이 예전에 페이팔에 투자할 기회를 놓친 적이 있었다고 했어요. 오랜 경험에 의거한 과감한 투자가 토스라는 로켓스타트업을 키워냈구나하고 감탄했었죠”

그는 국내 VC의 경우 가입자나 트래픽, 매출관련 데이터가 없으면 대규모 투자가 힘든 반면 실리콘밸리 VC는 과감히 리스크 테이킹하는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토스는 불과 2년 만에 앱다운로드 800만 건, 누적 송금액 4조원, 총 투자누계 866억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제가 모 대학에서 강연할 때 한번은 토스를 사용하는 사람 손들어보라 했더니 절반이 손드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모 은행 담당자가 모바일앱 다운로드 100만건 달성목표 지시를 받고 친인척, 주위 네트워크를 총동원해도 불가능한 것을 토스는 어떻게 2년 만에 8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귀뜸한다.

임 센터장은 인터넷은행처럼 정부가 여전히 규제를 기본으로 한 허가를 주는 개념의 금융혁신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토스가 이젠 송금뿐 아니라 외환 등 은행의 웬만한 서비스를 다 제공하고 있다며, 특혜처럼 라이선스 주고 규제하는 인터넷은행 같은 형태가 아닌 토스 같은 혁신적 서비스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수조원대, 수십조원대 거대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시리즈 C,D 등 수천억원대 펀딩환경이 돼야 한다”라면서 “국내 펀드도 운영 기간을 기존 7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각종 꼬리표를 없애고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펀드 운영 기간이 짧으니 기업이 크기도 전에 회수해야 하고, 또 각종 꼬리표 때문에 국내 VC는 한 기업에 100억원대 이상 투자를 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가 매출 100억원대 규모에서 알토스벤처스가 매출 1000억 원대까지 키우자는 제안을 했을 때 못한다고 했다고 해요. 하지만 실리콘밸리 VC가 밀어줬더니 매출 1000억원대를 넘어섰잖아요. 물론 투자를 해주면서요”

■ 임정욱, 문재인 정권 스타트업정책에 고하다

임정욱 센터장은 문재인 정권 출범과 함께 중소벤처기업부가 발족하는 것과 관련해 스타트업생태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살찌게 하는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그는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 번째는 바로 대학이 스타트업 친화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학에 대한 정부 영향력이 너무 큽니다. 그러다 보니 대학 스스로 자율성과 주체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유행 따라 하는 측면이 강합니다” 그는 단적인 예로 모든 대학이 스타트업 관련해 무조건 정부 지원에 기대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플러스가 아니고 정부 지원을 줄이는 ‘마이너스’정책이 필요합니다. 실리콘밸리가 정부지원금으로 돌아가는 곳이 아니잖아요. 대학 역시 이제는 정부 지원받아서 뭘 하려는 자세를 바꿔야 합니다. 대학 주변에 고시촌은 즐비해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된 것은 아직 그리 많지 않잖아요” 자율성을 토대로 스타트업에 고급인력을 배출하는 선순환 구조의 한 축을 대학이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두 번째로 제도보다는 문화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실패를 딛고 재도전하는 창업자들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시급하다고 덧붙인다. 세 번째 제안은 바로 스타트업을 이해하는 진정한 멘토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 센터장은 현재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한 주요 스타트업관련 기관에 등록된 멘토 중 스타트업을 모르는 ‘무늬만 멘토’인 비전문가가 너무나 많다고 호소한다.

“정말 스타트업을 창업해본 창업자 출신 멘토가 거의 없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출신 창업자가 스타트업을 가장 많이 아는 것과 같은 이치거든요” 그는 이해진, 김택진, 김범수 등 국내 최고 성공 벤처기업가들이 공개된 모습만 드러내면 언론에 두드려 맞는 풍토도 아쉽다고 지적한다. 페북 마크 저커버그처럼 성공한 창업가가 공개활동을 하고 스타트업에 도움을 주는 행보를 해야 하지만 국내는 그런 문화가 없는 게 아쉽다고 지적한다.

“이런 스타급 성공 벤처기업가의 경우 정부에서 오라가라 하고 툭하면 언론비판이 쏟아지니 다들 조용하게 숨어지내는 거거든요. 이제 우리도 그런 성공한 벤처기업가들이 자유롭게 생태계에 목소리도 내고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놔둬야 합니다”

그는 이젠 국내도 잘하는 창업자가 넘쳐나고 네이버, 다음 출신이 창업에 나서 성공하는 사례가 쏟아지는 등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모험자본 VC가 많이 나올수록 생태계 역시 선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본엔젤스 같은 VC가 많이 나와야 합니다. 왜냐하면, 전원 창업자나 개발자 출신이거든요. 무엇보다 정부자금 하나도 받지 않고 펀드 역시 1개만 운영하거든요. 그것도 꼬리표(각종 불합리한 옵션)하나 없는 펀드말입니다”

임 센터장은 알토스벤처스 같은 글로벌 VC들이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를 많이 하면 할수록 좋다고 밝혔다. 생계형 창업과 소상공인 창업, IPO가 가능한 기회추구형 스타트업은 서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정책이 달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스타트업 정책이 이런 기업 성격에 따른 구분 없이 혼재된 경우가 많다며 생계형 창업과 기회추구형은 명백히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중복지원사업이 너무 많습니다. 일단 자금부터 쥐여주는 창업정책은 지양해야 해요. 규제는 물론 간섭하지 말고 그냥 놔두면 잘됩니다”

■ 임정욱, 그는 누구인가

조선일보기자 출신은 임정욱은 2009년부터 ‘에스티마스토리(estimastory)’란 블로그로 유명세를 떨친 SNS전문가다. 다음(현 카카오) 글로벌센터장, 라이코스 CEO를 거쳐 2013년 11월 귀국해 스얼을 출범시킨 인물이다. 임정욱 센터장이 국내 IT업계에 유명인사가 된 것은 거꾸로 미국으로 건너가 2009년부터 블로그와 트위터 등 SNS에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기자 시절이나 다음임원 시절보다 더 유명해졌고, 그가 존재감을 드러낸 결정적 계기는 기자 출신인 그가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쓴 인사이트 넘치는 SNS 글 때문이다.

자칫 잊혀질 뻔 했던 임정욱은 그렇게 미국에서 ‘에스티마스토리’란 블로그로 유명인사가 됐고, 그는 블로그 글을 통해 수많은 사람과 교감하며 한국에 글로벌 IT 트렌드를 가장 먼저 알리는 전문가로 변신하게 된다. 이후 다음에서 트랜스링크에 투자한 것을 계기로 실리콘밸리에 머물면서 음재훈 CEO 및 알토스벤처스 한 킴 대표 등과 인연을 맺고 스타트업계와 투자업계를 접한 게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된다.

늘 그를 만나려는 사람이 줄을 이었고, 조언을 구하는 스타트업 창업가를 자주 만나면서 결국 그는 스타트업을 돕는 현재의 일까지 자연스레 연결되게 된다. 임 센터장은 지금도 “생태계를 조금이라도 살찌우고 투자자와 연결을 해주는 작은 일을 하고 있고, 자그만 영향을 퍼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해하지만 그는 이미 스타트업계 첫 손가락에 꼽히는 거물급 전문가로 부상하고 있다.

스스로 많은 걸 배운 기간이라고 자평한다. “저 스스로 정말 많이 배웁니다. 각종 토론회나 행사장에서 교수 등 전문가로부터 많은 걸 배우기도 하지만, 공공부문에 계신 분들에게 말씀을 드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남을 돕기도 하지만, 제가 오히려 엄청나게 배웁니다”

그는 이렇게 배우고 경험하면서 스스로 균형감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인플루언서인 그의 말 한마디와 SNS 메시지 하나하나는 이미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공공부문, 대학, 정치권 등 조직 눈치를 보는 곳에서 바로 피드백이 오기 일쑤다.

그가 늘 조심스럽고 절제된 말과 태도를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호평을 받는 것은 매우 중립적이고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임 센터장은 대한민국 스타트업에는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그런 측면에서 대한민국 장래는 매우 밝다고 자신한다.

■ 임정욱이 꼽은 최고의 스타트업은?

그가 꼽은 최고의 기업은 배달의 민족이다. “김봉진 대표의 리더십과 기업문화는 단연 최고입니다.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가는 능력 역시 대단하죠”

두 번째로 꼽는 회사는 이승건 대표가 이끄는 비바리퍼블리카. 이 회사 토스서비스의 급성장세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실리콘밸리VC가 투자하면서 성공 가도로 들어선 토스가 바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어떻게 해야 제대로 키우고 살찌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설명한다.

VC출신 CEO가 창업한 리디북스 역시 조용하게 매출 500억원을 달성한 저력 있는 유망기업이라는 게 그의 코멘트. 메가스터디를 연상케 할 만큼 폭풍 성장세를 이어가는 에듀테크 기업 ST유니타스도 임 센터장이 추천하는 유망 스타트업 기업으로 꼽혔다.

임정욱 센터장은 이미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는 최고 전문가로 발돋움한 것은 물론 이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중앙부처 장관급 후보로도 손색없는 전문성을 갖춘 준비된 행정가라는 평가도 쏟아지고 있다.

이미 시장과 벤처 및 스타트업계가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임정욱으로 통한다고 말이다.

[향기나는 사람-②] 편은 케이파트너스앤글로벌 양경준 대표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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