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지 않으면 “표적화된 관세”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해 정부의 대미 반도체 관세협상력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러트닉 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혁신장관 회의 도중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면 내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관세를 낼 각오를 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에) 반도체공장을 짓지 않으면 곧 표적화되고 신중하게 설계된 관세정책을 보게될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러트닉 장관은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가 ‘고강도’일 것이며,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업 투자와 관세를 연계하려는 미정부 기조에 대한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정확히 맞다”고 확인했다.
미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관세를 빌미로 한국·대만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미 투자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우리 기업에 불리한 영향이 없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뿐 아니라 노트북, 데이터센터 서버 등 반도체가 내장되는 완제품까지 반도체 관세 부과 대상품목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반도체관세 세율 등과 관련해 “우리는 혁신적 의약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에 최혜국대우(MFN)를 시행한 기업에 관세를 경감해줬다”면서 “반도체에서도 그런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TSMC는 애리조나에 265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마이크론은 2500억달러 규모의 메모리 공장을 짓고 있다”면서 “(반도체관세 정책이) 아주 합리적인 방식이고 실제 효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러트닉 장관은 “두 회사만으로도 5000억 달러가 넘는다”면서 “트럼프 관세 정책이 작동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는 “우리는 반도체부분만 1조2000억 달러가 넘는 투자 약속을 확보했다”면서“집권당시 미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도 안 됐지만 지금은 40%를 향해 가고 있고, 인텔이 성공한다면 우리가 떠날 때쯤엔 50%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상업계는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미국 내 투자 연계 반도체 관세는 올 1월 미국이 대만과 체결한 무역협정과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국은 대만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TSMC 등 대만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공장완공시 그 생산 능력의 1.5배에 해당하는 물량을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도록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글로벌 AI데이터센터 인프라 붐이 일면서 메모리 품귀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와중에 셀러마켓인 반도체산업에 대한 미 정부의 관세압박 정책은 오히려 메모리 확보에 비상이 걸린 미국내 하이퍼스케일러 업계의 반발을 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러트닉 장관은 인터뷰에서 “다음 주에 대만이 추가로 200억~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반도체에 100% 관세를 매기겠다며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면 관세는 없다고 밝힌바 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한미 관세협상을 통해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게 대우하겠다는 최혜국 대우 약속을 받은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미 텍사스 테일러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인디애나에 HBM 패키징 라인공장을 건설중이다.
청와대는 이날 러트닉 장관의 언급과 관련해 “한미 반도체 관세와 관련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국내 기업에 불리한 영향이 없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낸드플래시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와 협력,일본에 메모리 팹 공장을 건설할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최 회장은 2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키옥시아는 많은 강점을 가진 회사”라면서 키옥시아와 생산·연구 개발·공급망 공유 등을 통해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의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사실상 최대주주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주도한 한·미·일 컨소시엄에 지분 참여이후 도시바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키옥시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최 회장은 “키옥시아의 미래 전략 중에 SK하이닉스가 들어가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파트너가 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세계적인 AI붐으로 인해 AI데이터센터용 메모리 반도체가 20~30% 부족하다고 전제, “한국 내 대규모 투자만으로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면서 일본을 필두로 해외에 새로운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일본이 반도체 생산 환경을 잘 갖춘 곳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2분기(4~6월) 세계 낸드 출하량 점유율은 1위는 삼성전자(25%) 2위는 SK 하이닉스(22%)이고 3위가 14%인 키옥시아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점유율을 합치면 삼성전자를 넘어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