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사람-④,김봉진]‘배달의민족’성공비결,김봉진 대표는 ‘바닥을 훑는 집요함의 끝판왕’ [향기나는 사람-④,김봉진]‘배달의민족’성공비결,김봉진 대표는 ‘바닥을 훑는 집요함의 끝판왕’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문재인 정권은 재벌개혁과 맞물려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이른 바 ‘반재벌, 친 중소벤처기업 육성’ 의지를 공식화했다. 특히 중기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 스타트업과... [향기나는 사람-④,김봉진]‘배달의민족’성공비결,김봉진 대표는 ‘바닥을 훑는 집요함의 끝판왕’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문재인 정권은 재벌개혁과 맞물려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이른 바 ‘반재벌, 친 중소벤처기업 육성’ 의지를 공식화했다.

특히 중기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은 재벌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이젠 미국 등과 같이 유망 스타트업과 글로벌 챔피언급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통해 대기업 중심의 기득권 질서를 허무는 동시에, 글로벌시장에서 통하는 혁신적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멈춰버린 성장동력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산업정책기조의 일대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재벌 대기업 구조로 견고한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는 국내 산업구조를 어떻게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변화할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그 것은 결코 정책의 문제가 아닌, 시장의 논리와 사람의 문제라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혁신적 인물과 규제 없는 시장 친화적 정책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권이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어떻게 벤처생태계를 키우고, 기존 대기업중심의 갑질 횡행한 기득권질서를 타파할 수 있을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치원미디어는 대한민국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생태계에 좋은 기운을 불어 넣고있는 최고의 전문가 그룹 인터뷰를 통해 그 해결의 단초를 제시하고자 한다.  

결국, 마인드와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절대 제도와 정책의 문제가 아닌 시장의 논리와 사람의 문제라고 피치원미디어는 판단하기 때문이다.

피치원미디어는 ‘향기나는 사람’시리즈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키우고 살찌울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주옥 같은 10명의 인터뷰를 소개할 계획이며 1편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2 편 양경준 케이파트너스앤글로벌 대표, 3편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에 이어 4편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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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는 2017년 대한민국 스타트업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지금도 수 없는 도전에 나서고 있는 수천여 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꼽는 롤모델이 바로 김봉진 대표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스타트업계 관련 행사 섭외 1순위 인물로 꼽힐 만큼 스타트업계 최고 스타 CEO다.

벤처산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배달의 민족’성공신화의 주역 김봉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김봉진 대표가 갖는 가치는 바로 스타트업과 창업, 사업의 본질이 “밑바닥부터 박박 긴다’는 가장 원초적인 진리를 실천하고 이런 과정들이 언론을 통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가 스타트업계에서 갖는 상징성은 바로 글로벌 VC로부터 수십억, 수백억원을 투자를 이끌어내는 스타트업의 화려함 뒷단에는 밑바닥부터 훑어내는 ‘김봉진 식’의 강렬한 집요함이 있어야만 생존을 넘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성공모델이라는 점에 있다.

실제 그는 이해진 김택진 김정주 김범수로 이어지는 1세대 벤처성공 신화의 뒤를 잇는 디지털 모바일시대 대표 성공 주자로 평가 받고 있다. 김봉진은 특히 국내 스타트업계에 즐비한 서울대, KAIST, 포항공대 등 이른바 명문대 출신 CEO와는 달리 비명문대에 디자인을 전공, 명문대출신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스타트업 성공신화를 일궈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낸 인물이기도 하다.

오히려 그는 국내 25년 벤처산업계 역사를 통틀어도 기업 규모와 성장세, 글로벌 투자유치 규모, 향후 글로벌시장 진출 가능성 등등에서 손꼽힐 만큼 빼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1세대 성공 벤처기업가에 가장 근접한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2010년 창업 후 불과 7년여 만에 ‘배달의민족’은 흑자기조는 물론 기업가치 5000억원대를 넘어서는 등 폭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배달의민족 성공신화의 본질, 김봉진은 바닥을 훑는 집요함의 끝판왕

배달의민족이 창업 7년여 만에 만들어낸 지표는 가히 폭발적이다. 배달음식 등록업소 수만 해도 무려 18만 개에 이른다. 5월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 건수 2800만 건 ▶월평균 주문건수 1000만 건에 이른다. 월평균 주문 건수는 2014년에는 500만건, 2015년에는 700만건, 지난해에 1000만건을 돌파했다.

매출액 역시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291억원에서 2015년 495억원, 지난해 849억 원을 돌파했다. 배민의 폭풍 성장세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김봉진의 집요한 스타일에 그 동력이 숨어있다. 그렇다면 직장인 시절, 114안내전화와 타인의 리뷰콘텐츠를 보고 음식배달 주문을 하는 것이 너무 불편해 ‘배민’창업을 결정한 김봉진이 어떻게 KT의 114안내와 네이버 음식리뷰 콘텐츠를 이길 수 있었을까?

실제 김봉진이 배민 창업 당시부터 줄곧 고민해온 이슈가 바로 “네이버가 진출하면 금세 따라올 텐데”라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바로 그가 어떤 접근방식을 동원했길래 네이버를 능가할 수 있었을 까하는 점이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눈여겨봐야 할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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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대표의 생각은 간단했다. 바로 “네이버는 (전단지 DB를 모으기 위해)쓰레기통을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그만의 전제였다. 그는 네이버 같은 거대기업의 경우 배달음식점 DB부터 모든 걸 알고리듬으로 풀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럼 김봉진 대표가 사업초기 전단지 DB를 모으기 위해 어떻게 바닥을 훑었는지를 살펴보자. 실제 그는 창업 초기 한달 가까이 새벽마다 주요 지역 아파트를 돌며 직접 전단지를 주우러 다녔다. 심지어 충무로 전단지 인쇄소를 수시로 찾아, 인쇄소의 전단지 디자이너를 통해 전단지 시장의 작동원리와 생리를 직접 파악하기도 했다.

그의 집요함은 이미 지역별로 전단지를 누가 배포하고 심지어는 전단지를 배포할 때 행인의 가슴높이로 전달해야 가장 많이 받는다는 사실까지 눈치챌 정도로 그야말로 그는 발로 뛰어 ‘전단지 박사’가 된다. 그렇게 매일 매일 수집한 전단지를 온라인화했다. 실제 김봉진은 전단지 단가는 물론 배포하고 붙이는 사람 등 유통구조를 훤히 꿰차고 있다. 충무로를 뒤지던 김 대표는 무릎을 쳤다.

전단지의 생애주기를 간파한 그는 받은 전단지의 절반이 그대로 버려진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뜯지도 않은 전단지 포장이 구청 재활용센터에 그대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중간수집상인 손수레 할머니, 강남 주요 재활용센터를 샅샅이 훑으며 새벽마다 방대한 전단지를 긁어모으는 데 성공한다.

강남 선릉역 인근 오피스텔 타운에 새벽 꽂힌 전단지를 치우는 청소아줌마와 수위들에게 잡상인 취급받던 시절, 그는 늘 박카스를 챙겨 그들에게 나눠주며 새벽 강남 일대 오피스텔 빌딩을 샅샅이 누비고 다녔다.

“매일 재활용차가 새벽 4,5시에 오거든요. 저희가 싹쓸이 하는 거죠” 결국 배달의민족은 서비스 이듬해부터 “배민의 배달음식정보 DB가 114와 네이버보다 많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배달음식 대표 앱으로 급부상한다.

“사실 우리가 정보가 많다고 우긴 거죠” 환하게 웃는 김봉진의 표정 뒤편에는 결심하면 바닥을 길 정도로 집요하게 해야 한다는 그의 사업철학이 물씬 묻어있다. 성공 스타트업 배달의민족 성공신화에는 이렇듯 창업자의 지칠 줄 모르는 끈기와 집요한 승부 근성이 녹아 있었다.

■ 김봉진, 알토스 김한준 대표와의 운명의 만남

김봉진은 사업을 크게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배달음식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면 잘될 것 같은 느낌으로 시작했다. 당시 영국의 배달 앱 저스트잇(JUST EAT), 미국 심리스(seamless) 등 해외 배달 앱이 상장하는 등 급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인 시그널이었다.

이렇듯 소박한 김봉진은 실제 창업 3년 차 시절 자신은 경영자 스타일이 아니니 능력 있는 CEO를 구해달라는 엔젤투자자에게 요청한 적도 있었다. 30여명 규모의 작은 스타트업에 합류할 능력자 CEO는 없다는 VC 대표의 조언을 듣고 전문경영인 영입은 포기한 적도 있다.

사업 초기 기업공개는 꿈도 꾸지 않았을 만큼 소박했지만, 김봉진은 한번 하면 잘하고 싶었다. “전 정말 후지거나 부족하다는 평가를 싫어했습니다. 정말 잘하고 싶었습니다” 그의 이런 간절함은 사실 “네이버가 하면 금방 따라올 텐데”라는 식의 끝없는 주위의 불신에 대해 스스로가 던지는 각오이자 다짐이었다.

김봉진 스스로 네이버에서 디자이너로 2년여간 일한 경험은 창업에 결정적 도움이 된다. “네이버에서 정말 많이 배웠죠. 네이버가 진짜 집요하게 합니다. 카페나 e메일, 지도, 모바일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 모두 늦었지만, 하나같이 1위로 올라선 것은 바닥까지 탈탈 터는 네이버 특유의 집요한 업무 스타일 덕분이거든요”

김 대표 스스로 바닥까지 훑는 식의 경영 스타일은 네이버에서 일한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네이버 출신 스타트업 CEO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마지막 본질까지 끄집어내는 이해진식 네이버가 일하는 방식 때문이다.

배민 배달 앱에 정보가 가장 많다는 입소문은 주효했고, 주문은 폭주하기 시작했다. 결국, 배민을 통해 전화 주문이 자꾸 온다는 가맹점주의 주문은 더 많이 오게 하려면 배민에 광고를 하라는 마케팅으로 자연스레 연결됐다. 하지만 그는 투자자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른바 배달앱 수익모델 자체를 포기하는 ‘수수료 0원’을 선언하는 파격적 영업방식으로 또 한번 기막힌 승부수를 던지는 데 성공한다.

김봉진은 2003~2005년 네오위즈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알게 된 장병규 본엔젤스파트너스 창업자와 인연으로 장 대표로부터 엔젤투자를 받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장 대표를 통해 운명의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와 조우한다. 2012년 김봉진은 알토스와 6개월여간의 협의 끝에 투자유치에 성공한다. 배달의 민족은 알토스벤처스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시작한다.

“제가 알토스 김한준 대표한테 놀란 것은 얘기를 다 들어준다는 거였어요. 다 듣고 나름 공부해와 또 다른 제안을 하고 알려준다는 거였습니다. 심지어 김 대표는 투자하고 나서 나중에 제 학력과 나이를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대표이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만 관심을 쏟더라고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포항공대 경영학과 공학도 엔지니어들이 즐비한 스타트업계에서 디자이너 출신 김봉진의 사업 비전을 확인한 알토스가 수백억원대 투자를 단행할 때 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의 운명은 김한준 대표를 만나면서 급격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전 정말 알토스벤처스를 만나고 나서 많이 성장했어요. 김 대표는 항상 누구를 만나면 좋을지를 판단해 소개해 줍니다. 지금도 비즈니스 파트너를 소개해줍니다”

김 대표 스스로 매출 500억원 안팎일 때 코스닥 상장제안이 들어오고, 인수합병 제안이 들어왔을 때 흔들렸지만, 김한준 대표가 거꾸로 “더 키울 수 있으니 상장을 미루자, 그러면 더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많을 걸 깨달았다고 자평한다.

“돈을 잃더라도 시장을 더 빨리 키워라’는 김한준 대표의 제안은 정말 투자수익을 내야 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정말 쉽지 않은 것이거든요. 투자자가 먼저 상장을 미루고 회사를 더 키우자며 추가 투자를 제안하는 데 달리 방도가 없었죠”

이에 힘입어 배달의민족은 배달앱에 이어 ▶배민라이더스(외식배달) ▶배민프레시(반찬집밥 새벽배송) ▶배민쿡(레시피밀키트 정기배송) ▶배민키친(공유경제 개념) ▶배민셰프(레시피 저작권 개념)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종합 ‘푸드테크’기업으로 사세를 폭발적으로 확장 중이다.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을 비롯해 NC소프트 출신 김범준 CTO, CJ부사장 출신인 신병철 CAO(최고자문위원),홍보 자문위원에 관점 디자이너박용후 이사, 매킨지 출신의 CSO(최고전략책임자) 오세윤 이사, CCO(최고크리에이티브디렉터)인 디자이너 한명수 이사 등 외부에서 배민에 합류하기에 오버스펙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최고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는 것도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을 꿈꾸는 김봉진이 가진 흡입력 덕분이다.

■ 타고난 리더, 김봉진 스타일 리더십

스타트업계에 김 대표는 독보적인 경영능력을 갖춘 리더라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이미 600여명에 달하는 거대 규모의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하는 그의 경영능력은 단순히 학습을 통해 발휘할 수 있는 수준을 능가, 타고난 리더라는 평이 주류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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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봉진의 두둑한 배짱은 2015년 중반기 단행한 수수료를 없애는 사건에 잘 드러났다. 그는 현금 유동성이 바닥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수수료만 받는 회사는 성장을 멈출 것”이라는 지론을 굽히지 않고 실망한 투자자 설득을 포기하지 않았다.

실제 시장이 크다는 점을 들어 투자에 호의적이던 글로벌 VC들이 ‘수수료 0원’발표 이후 태도가 돌변했고, 투자 역시 소극적 분위기로 급변했다. 사업에 대한 고민과 경영자로서 리더십 역시 그가 스스로 내세운 해결책은 늘 시장이었다. “시장에서 많이 깨졌습니다. 그러면서 많이 배웠죠.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수수료를 없애고 정말 바닥까지 갔었죠”

실제 배민은 수수료 면제 후 매출의 30%가 날아가면서 2016년 1,2월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그의 두둑한 배짱은 결국 그해 4월 힐하우스캐피털 등 글로벌 VC로부터 570억원의 후속 투자를 끌어냈고, 배민의 고속성장세를 이어가는 결정적 터닝포인트를 마련하는 데 성공한다.

현금이 바닥나는 상황에 매출 30%를 포기하는 결정이 과연 쉬웠을까? “사실 전 이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란 믿음이 있습니다. 스스로 사업을 음식과 테크놀로지의 융합이라 생각했고, 어떻게 하면 혁신을 주도할지만 집중적으로 고민했죠”

이미 배민프레시, 배민라이더스 등 배민의 향후 10년 사업플랜은 잡혀있다. 김봉진은 요즘 무엇에 집중할까? 그는 오로지 음식 생각만 한다. 두 번째는 사람이다. 유능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그의 주된 관심사고, 그는 요즘도 엔지니어 뽑는 데 힘을 쏟는다.

실제 요즘 배민에 합류한 임원급 면면에 투자업계는 물론 시장에서도 놀라는 눈치가 역력하다. 최근 영입된 분야별 임원이 배민의 새로운 핵심 서비스를 대부분 주도하고 있다. 김봉진의 리더십이 요즘 새롭게 평가받는 대목이다. “작은 회사지만, 정말 재미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앞으로 2년 안에 개발자들이 가장 가고 싶은 국내 톱3 IT기업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이미 교육과 세미나, 엔지니어 간 협업 문화는 수준급이다. 네이버넥스트에 개발자 교육을 맡길 정도로 기술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 “사실 사업은 기술이 핵심이거든요. 기술에 투자하는 회사치고 망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 인문학도를 꿈꾸는, 디자이너 출신 김봉진의 남다른 기업문화 철학

김봉진은 창업 후 직원급여와 현금보유액, 마케팅과 고객을 늘려야 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에서도 스스로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졌나?”를 늘 고민했다고 털어놓는다. 39세에 요절한 빈센트 반고흐를 선망한 그는 경영자로 변신 후에도 모태신앙과 종교적 메시지를 어떻게 하면 회사와 경영에 연결시킬지 하는 다소 엉뚱한 방식으로 경영 공부에 심취했다.

“스스로 경영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봐요. 문제는 기술혁신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가 나왔다고 해도, 이게 과연 삶에 도움이 될까 하는 게 늘 고민인 거죠” 우아한 형제들의 기업문화가 요즘 언론에 집중 조명되며 화제가 되는 이유 역시 김봉진만의 깊은 고민에서 나온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기 때문.

“10년 전에 비해 우린 정말 편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과연 10년전에 비해 행복해졌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거든요. 오히려 10년 전보다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죠. 행복감도 더 떨어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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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비스에 대한 혁신, 기업문화에 대한 혁신 역시 이런 맥락에서 고민하고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류가 이렇게 열심히 일한 적이 없습니다. 200년 전, 300년 전 인류 역시 합리적으로 잘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종교적 갈등과 전쟁의 연속이었지만 말입니다. 과연 100년 뒤 우리 세대에 대한 평가가 과연 ‘잘 살았다’로 나올까요?”

그는 회사 일을 위해 당연히 개인의 이익을 희생하는 맹목적인 가치를 전면 부정한다. “사람들은 그걸 당연히 생각하고 다 그렇게 알고 있죠. 제주도에서는 인터넷 고장 나면 수리에 3,4일 걸립니다. 그렇다고 제주도 사람들이 일을 열심히 안 하느 냐? 그렇다고 불행하다 생각하느냐? 아니거든요”

우아한형제들이 여느 국내 벤처기업, 대형 스타트업에 비해 전취적이면서도 직원 우선인 기업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김봉진 대표의 뚜렷한 소신 덕분이다. “일은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행복과 가치를 포기하면서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성과와 행복을 누릴 가치는 어느 하나를 선택할 문제가 아닌 공존해야 할 문제라고 봐요”

이 얼마나 빼어난 인사이트인가? 김봉진 대표가 국내 스타트업계를 대표하는 스타 CEO인 것은 단순한 기업 규모나 폭풍 성장세 때문만이 아니다. 이런 놀라운 그의 인사이트와 사려 깊고, 올곧은 사업철학 때문이다. 그는 진심으로 직원을 위하고 진심으로 직원복지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가 직원들이 일할 때 직급을 이용,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갈구면서 성과를 내는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 것은 이런 확고한 철학에서 비롯됐다.  “사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게 혁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치열한 내부경쟁을 통해 성과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배려와 협력, 존중을 통해서도 성과가 나올 수 있거든요”

기업문화에 대한 김봉진의 놀라운 인사이트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가 자율과 재택근무를 철저히 배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조건 자율을 주고 재택근무를 하다 성과를 못내 망한 초기 인터넷기업이 너무 많았습니다. 규율만은 확실히 해야 합니다”

김 대표는 사내 규율에 대해서는 매우 단호하다. “8살 딸이 집에서 회사놀이를 하면서 자신이 사장역할을 하는 데, ‘왜 일을 이따위로 했어?’ 등등 계속 소리만 지르는 걸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왜 그렇게 하냐고 물었더니 TV에서 봤다고 하는 거예요”

그가 주주와 투자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 4.5일제 근무제를 강행한 것도 이런 복지 우선 철학에 대한 고집 때문이다. 가족 생일날은 늘 조기 퇴근토록 하고 월요일엔 전원 오후 1시 출근, 퇴근 시에는 인사하지 않고 퇴근하기 등을 규율을 강도 높게 지키도록 하는 것도 그의 철학에서 나온 정책들이다.

“주당 4.5일 근무제 도입 시 주주와 임원 중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인데요. 시행 2년간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제품은 100년을 못 가지만 기업문화는 100년을 갈 수 있다고 봐요. 당연히 생각해온 과거의 관습을 벗어던져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은 기본이고 성실성과 일에 몰입하는 집중력 있는 업무 스타일이 그가 높이 평가하는 핵심 가치다. 경영지표를 월 단위로 공개하고 경영이 빡빡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구성원이 알고 있기 때문에 일에 대한 집중과 몰입도가 높아진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직원 채용 시 복지를 먼저 따지는 인물은 뽑지 않는다. 대신 얼마나 일에 몰입할 스타일이 냐를 중요한 채용 잣대로 적용한다. 또 성과에 대한 보상 역시 돈 등 물질적 보상은 가급적 피한다. 팀 단위로 해외여행을 보내는 식의 보상책이 대부분이다. 결코 특정인을 선택해 보상하는 스타플레이어 보상정책을 철저히 피한다. 팀플레이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

“전 골을 넣는 골잡이한테만 보상하고 어시스트(조력자 의미)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이런 도와주는 사람이 허탈해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없애려 합니다. 그래야 팀워크가 형성되고 서로 협력하고 협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극적으로 주위를 도와줘도 보상받는다는 거죠”

회사 내 KPI평가 역시 개별적으로 하지 않고 팀 단위로 하는 것도 협업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조치다. 우수사원 못지않게 헌신과 희생을 하는 직원을 그는 집중적으로 찾아낸다. “조직은 A급 직원과 함께 B, C급 직원이 같이 어우러져야 팀이 되는 거거든요. A급만 모아놓는다고 성과가 나오는 게 절대 아닙니다. 골잡이도 있고, 어시스트해주는 조력자도 있어야 하는 거죠”

배민 서비스를 B급 브랜드로 방향성을 잡은 것도 사실 김봉진 대표의 섬세한 철학이 스며있는 전략이다. “배달주문은 사실 어느 조직이나 막내들이 주로 시키거든요. 그들이 편하게 대하고 생각하도록 배민을 조금 촌스럽게 B급브랜드로 포지셔닝한 겁니다”

■ CEO 김봉진, 준비된 경영자

김봉진 대표의 강점은 솔직하다는 것이다. 스스로 경영에 대해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모르는 것은 늘 모른다고 얘기한다. 투자자들이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것도 김봉진 대표의 스펀지 같은 강렬한 학습능력 때문이다.

그렇다면 배민의 경쟁력 원천은 무엇일까? 무엇이 이토록 초고속 성장세와 더불어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하게 할까? “우리만의 색깔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의 장점은 비전과 인재, 기업문화 3가지입니다”

그는 무엇보다 회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한다는 전략을 고수한다. “우리가 하고 싶은 거와 해야 할 것 등 우리의 역할에 대해 충실해야 합니다. 우수 인재와 효율적인 기업문화를 잘 유지하면 기회는 있을 거로 봅니다” 김봉진, 그는 어떻게 7년여 만에 600여명 규모의 회사에 매출 1000억원대를 바라보는 흑자기업을 일굴 수 있었을까? 김봉진은 디자이너 출신답게 인문학적 지식과 감각이 풍부한 경영자다.

타고난 경영자란 외부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봉진은 늘 공부하고 노력하는 CEO다. 그 역시 여느 초보 창업자처럼 항상 책을 곁에 두고 늘 고민한다. 피터 드러커의 각종 경영 서적은 물론 플라톤의 ‘국가(론)’, 공자의 ‘논어’같은 고전적 서적과 철학책을 늘 곁에 두고 수도 없이 읽는다.

김봉진 대표가 갖고 있는 경영이나 기업문화에 대한 철학과 남다른 가치관은 이런 고전을 탐독한 그의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그는 플라톤의 ‘대화’라는 책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한비의 ‘한비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니체의 철학 책을 늘 곁에 끼고 산다. 이를테면 논어라는 늘 개정판이 나오면 그는 매년 서 너 권씩 사서 볼 정도다.

“사실 오류가 없는 판단은 없거든요. 1인 결정은 늘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침묵하는 다수가 진실일 가능성 역시 늘 있는 거거든요. 저 스스로 늘 경계하는 대목이죠. 이를테면 자유론 같은 책을 통해 토론문화와 토론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식이죠”

김봉진이 고전과 오래된 경영서적, 철학서적을 끼고 사는 것은 스스로 위로받기 위해서란다. “경영은 늘 현실 적용이거든요. 1년 후 다시 읽고 반복해 읽다 보면 규율이나 규칙을 세우는데 오류를 정말 줄일 수 있더라고요”

김봉진이 즐겨 읽는 책

  • 마키아벨리 ‘군주론’
  • 한비 ‘한비자’
  • 공자 ‘논어’
  • 플라톤 ‘국가’
  • 존 스튜어트밀 ‘자유론’
  • 니체의 철학서적 ‘인생론’ 등
  • 피터 드러커 ‘경영의 착각과 함정들’, ‘경영바이블’

스스로 배민 서비스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지만, 누구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려고 했다는 김봉진. 늘 근검과 절약, 배려와 협력을 강조하는 그는 이미 유연하면서도 예외 없는 원칙과 규칙을 강조하는 강인한 경영자로 발돋움해 있다.

김봉진 대표가 우아한형제들 내 파격적인 복지정책을 시행하는 것 역시 이미 구성원 스스로 다른 곳에서 하지 않는 것을 해줄 때 만족감과 자부심을 느낀다는 사실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이미 주간 4.5일 근무체제를 벤치마킹하는 회사가 줄을 잇고 있고 대기업은 물론 서울시 등 수많은 기업과 공공기관이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을 방문, 복지정책과 기업문화에 대해 귀동냥하고 있다.

실제 우아한형제들 사무실은 카페와 아기자기한 휴식공간 등이 가득하고, 특유의 디자인 서체를 담은 위트넘치는 문구들이 사무실 곳곳에 즐비하다.

■ 김봉진의 쓴소리, 그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회장을 맡은 이유

그는 지난해 헤이딜러, 콜버스 등 기존 기득권질서의 반발로 무산된 혁신적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겪는 사태를 접하고 스타트업계 목소리를 내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을 구성, 회장직을 맡고 있다.

30개 가까운 스타트업이 모여 어려움을 대변할 논의를 하다 자연스럽게 회장을 맡았다. “파괴적 혁신을 해야 하는 데, 기득권세력의 방해와 규제를 양산하는 공공부문의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의견을 내자는 취지입니다. 이런 조직이 만들어지는 게 사실 문제죠”

그는 금융기관의 울타리 속에 혁신적 서비스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핀테크 산업이 대표적인 기득권의 방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라고 지적한다. “사실 개별 스타트업이 목소리를 내기 힘들잖아요. 거대한 기득권에 맞서 뭉쳐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정부와 법 규제에 대해 대등한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그는 급변하는 중국과 새로운 혁신적 서비스가 쏟아지고 중국의 기술과 문화의 접목 측면에서 우리와는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며 우리 스스로 능력이 없어서 못 하기 보단 이런 규제와 기득권 세력의 방해로 못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스타트업 역시 절대적으로 좋다고만 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유례없는 풍부한 자본을 만나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스타트업 역시 전통의 기업처럼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스타트업 창업자 스스로 사회적 영향에 대해 고민하고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대표는 큰 회사와도 경쟁에 나서고 정부 등에도 할 말을 하며 당당하게 사업을 하는 토스의 이승건 대표와 규제의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며 해커 정신을 발휘하고 있는 콜버스 박병종 대표 등이 요즘 스타트업이 본받아야 할 좋은 스타트업이고 기업가라고 호평한다.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는 2017년 대한민국 사회가 어떻게 스타트업을 통해 혁신의 싹을 만들고 글로벌 챔피언으로 발돋움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 혁신의 단초를 찾기 위해 대한민국 스타트업 CEO들이 얼마나 처절하게 고민하고 바닥을 다지며 사업하는지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창업가다.

새 정권과 우리 사회가 스타트업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향기나는 사람-5]편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통하는 대한민국 대표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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