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사람-⑥,김한준]알토스벤처스가 유니콘 스타트업을 키워내는 비결,다름아닌 ‘품격의 투자’ [향기나는 사람-⑥,김한준]알토스벤처스가 유니콘 스타트업을 키워내는 비결,다름아닌 ‘품격의 투자’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문재인 정권은 재벌개혁과 맞물려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이른 바 ‘반재벌, 친 중소벤처기업 육성’ 의지를 공식화했다. 특히 중기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 스타트업과... [향기나는 사람-⑥,김한준]알토스벤처스가 유니콘 스타트업을 키워내는 비결,다름아닌 ‘품격의 투자’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문재인 정권은 재벌개혁과 맞물려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이른 바 ‘반재벌, 친 중소벤처기업 육성’ 의지를 공식화했다.

특히 중기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은 재벌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이젠 미국 등과 같이 유망 스타트업과 글로벌 챔피언급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통해 대기업 중심의 기득권 질서를 허무는 동시에, 글로벌시장에서 통하는 혁신적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멈춰버린 성장동력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산업정책기조의 일대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재벌 대기업 구조로 견고한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는 국내 산업구조를 어떻게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변화할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그 것은 결코 정책의 문제가 아닌, 시장의 논리와 사람의 문제라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혁신적 인물과 규제 없는 시장 친화적 정책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권이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어떻게 벤처생태계를 키우고, 기존 대기업중심의 갑질 횡행한 기득권질서를 타파할 수 있을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치원미디어는 대한민국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생태계에 좋은 기운을 불어 넣고있는 최고의 전문가 그룹 인터뷰를 통해 그 해결의 단초를 제시하고자 한다.  결국, 마인드와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절대 제도와 정책의 문제가 아닌 시장의 논리와 사람의 문제라고 피치원미디어는 판단하기 때문이다.

피치원미디어는 ‘향기나는 사람’시리즈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키우고 살찌울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주옥 같은 10명의 인터뷰를 소개할 계획이며 1편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2 편 양경준 케이파트너스앤글로벌 대표, 3편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4편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5편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에 이어 6편 실리콘밸리 밴처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를 소개한다.

김한준 대표가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갖는 상징성은 매우 크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인텔 투자팀 소개로 2006년 판도라TV에 처음 투자를 하면서부터다. 이후 2013년 알토스벤처스 한국사무소를 설립, 본격적인 한국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불과 5년여만에 우아한형제들, 쿠팡, 비바리퍼블리카, 하이퍼커넥트, 직방, 랜딧 등 시총 5000억원대 회사는 물론 유니콘급 기업 등 총 41개사에 143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가 대한민국에 던져준 4가지 메시지

한국에 본격적으로 투자한지 5년여년에 불과하지만, 김한준 대표가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그의 존재감이 남다른 것은 무엇보다 알토스벤처스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식 투자기법’을 들여왔다는 사실이다.

김 대표가 국내 스타트업계와 벤처산업계에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기존에 국내선 찾아보기 힘든 정직한 투자 스타일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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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10여년 전만 해도 기존 국내 VC들이 고수해온 ▶투자에 따른 담보제공 및 CEO 보증, ▶자금집행 관리감독, ▶실적부진 시 지속적인 채근, ▶투자금회수를 위한 조기 기업공개 등 고질적인 갑질 행태가 횡행했다. 하지만 알토스벤처스 등장 이후 이런 VC업계의 갑질 문화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그의 등장 이후 달라진 두 번째 변화는 바로 IPO 직전 수준의 건실한 중견기업에만 안정적으로 투자해온 VC업계의 ‘안전빵 식’투자문화를 완전히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스타일로 빠르게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실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VC업계는 2,3년후 기업공개에 나설 수 있는 정도의 데이터가 나오지 않으면 투자에 나서지 않았고, 이로 인해 초기 기업과 매출 100억원대 미만 기업의 투자유치는 매우 힘든 ‘그림의 떡’수준이었다.

하지만 그가 이끄는 알토스벤처스가 초기 스타트업에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감행하자, 국내 VC들도 고위험군 스타트업 투자에 잇따라 나서는 등 이른바 ‘모험자본’이 빠르게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국내 VC들이 이제야 진정한 벤처캐피탈로 변모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한준 대표가 한국 시장에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기존 VC와 차별화되는 가장 두드러진 점은 바로 VC업계의 조급한 ‘엑시트’문화와는 정반대인 ‘롱텀’행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몇 년전만 해도 국내 VC로부터 투자받은 수많은 벤처기업은 투자자의 등쌀에 못 이겨 조기 기업공개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이런 VC들의 투자회수를 위해 매출 일정규모만 넘어서면 기업공개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반면 알토스는 거꾸로 창업자가 기업공개 및 엑시트를 원해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추가 투자를 해줄 테니, 기업공개 대신 매출 규모를 더 늘리는 성장전략으로 가자”며 역제안, 투자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숨 가쁜 ‘엑시트’를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업공개를 미루자고 설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 대표의 이렇듯 ‘품격있는’ 곧은 투자 스타일이 알려지면서 스타트업이 거꾸로 VC업체별 평판도를 따지며 투자를 받는 풍속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 담보 요구하고 갑질 투자계약서를 종용하는 VC들이 서서히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의미 있는 변화가 일고 있다. 김한준 대표가 한국시장에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던져준 네 번 째 긍정적 메시지는 대한민국 스타트업계에 ‘우리도 유니콘급 기업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쿠팡에 이어 우아한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 등에 대규모 투자를 주도하면서 알토스벤처스는 코리아 스타트업계 유니콘급 기업발굴 및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토스벤처스 한킴 CEO, 그는 이미 대한민국 스타트업계에 긍정적 향기를 퍼트리고 있는 알토란 같은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 김한준, 왜 한국 시장인가?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던 알토스벤처스가 한국 시장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인텔 투자팀 소개로 1호 투자사 판도라TV와 만남이 결정적 계기가 된다. 그는 서버부족으로 접속을 시도하는 소비자 3분의 1이 접속이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던 판도라TV에 주목했다.

수많은 VC가 “서버기술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회사에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과는 달리 그는 소비자 접속시도가 굉장한 자산이 될 거로 보고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1년에 1개사 정도 투자하던 김한준은 2012년부터 한국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에는 재미난 현상이 2가지가 일어나고 있었어요. 하나는 대도시 인구가 밀집돼 있다는 점과 모바일 쪽에 엄청난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생각보다 한국시장이 크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어요”

김 대표가 한국 스타트업 투자에 본격 나서기로 결심한 또 다른 이유는 장병규 블루홀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파트너 등 인터넷시대 좋은 창업경험을 가진 기업가들이 대거 투자시장에 진출, 초기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는 모습도 그가 눈여겨본 대목이다.

특히 평소 많은 대화를 통해 한국시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장병규 의장이 한국에 나와서 투자해볼 것을 권한 게 결정적이었다. 알토스벤처스는 장병규 의장과 권도균 대표,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 등이 펀드결성에 참여하면서 680억원대 펀드를 조성, 2013년 말 한국에 진출한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알토스벤처스 한국사무소는 불과 5년여만에 가장 왕성한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는 VC로 발돋움한다.

실제 투자업계 경쟁이 치열한 실리콘밸리의 경우 스타트업 기업가치가 고평가돼 있는 반면, 한국 시장은 생각보다 저평가된 점도 그에겐 매력적인 요소였다. “사실 2012년 전까지는 실험적 투자를 했어요. 정말 한국시장이 저평가됐다고 확신하고 진출을 결심했습니다. 계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며, 기대치(기업가)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알토스벤처스는 다양한 시장을 갖고 가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실리콘밸리에는 전체 투자의 25% 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다른 경쟁 VC들이 투자하지 않는 지역, 이를테면 오스틴, 밴쿠버, 오리건주, 테네시주, 유타주 등 북미 투자 지역도 실리콘밸리에 한정하지 않는다.

김한준 대표의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불과 5년여만에 알토스벤처스 전체 투자 중 한국시장이 50%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초기 결성한 680억원대 펀드는 1년 반 만에 소진할 정도였다.

“한국시장이 기대한 것보다 더 좋았어요. 원래 첫해 300억원 정도 투자할 생각이었는데, 1년반만에 펀드를 모두 투자했으니까요” 배민을 비롯해 직방, 하이퍼커넥트, 랜딧, 토스 등 쟁쟁한 서비스들이 모두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가 발굴해낸 유망주들이다.

2015년말 김 대표는 1200억원규모의 펀드를 추가 조성한다. 하지만 2년여가 흐른 지금, 벌써 또 모자랄 만큼 그의 한국 투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물론 부담과 걱정이 많이 되죠. 하지만 전 기회가 더 많다고 느낍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하는 금액 대비, 한국시장은 괜찮은 수준이며 (실리콘밸리)다른 VC와 비교해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있어요”

김한준 대표가 한국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존 실리콘밸리 투자환경과 비교해볼 때 한국시장이 더 보수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은 투자가 정말 공격적입니다. 지금도 계속 가열되고 있죠. 하지만 한국 내 투자자는 매우 합리적이고 보수적인 편입니다. 이런 문화가 더 롱텀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봐요”

■ 최고 투자전문가의 솔직한 고백, 김한준의 시행착오

김한준 대표는 매우 솔직담백한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떤 꾸밈이나 가식 없이 늘 진솔하고 진지하다. 늘 정직한 태도와 반듯한 생각을 잃지 않는다. 투자수익 우선이 가져오는 불합리한 점과 모럴해저드를 늘 경계하는 CEO다.

그에 대한 국내 스타트업계와 벤처산업계의 호평이 쏟아지는 이유는 매우 정직한 투자자라는 점 외에 진정으로 창업자를 지원하고 도와주는 진정성 때문이다. 지난해 피치원미디어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리모택시 청산자금 4억원지원 건은 김한준 대표의 격조있는 투자철학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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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한 리모택시가 폐업을 결정한 후 체불임금 등 밀린 채무로 인해 청산작업이 여의치 않자 알토스벤처스는 망한 회사에 청산자금 4억원을 추가 지원해줘 스트타업계와 벤처산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바 있다.

수백억원을 투자해준 스타트업 창업자 대표이사의 빚 청산이나 주택구매를 할 수 있도록 대표이사의 구주 중 일부를 매각, 현금화하도록 설득하고 실제 매수자까지 연결해주는 사례 역시, 투자한 회사 창업자를 도와주기 위한 김한준 대표의 진정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투자 포트폴리오 핵심임원이 경제적 문제로 사업에 집중하지 못할 경우, 창업자가 이런 경제적 스트레스 없이 사업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국내 VC업계에선 상상할 수 없는 투자자가 대주주 창업자 주식 일부를 매각하도록 먼저 제안한 것이다.

관련기사 =  알토스벤처스의 놀라운 실험“스타트업 대표님,주식일부 우리가 팔아주께요.빚갚고 집도 사세요”

진정으로 창업자를 위하는 투자철학은 실리콘밸리에서 입지를 굳힌 그가 22년간 투자사업을 하면서 느낀 시행착오 때문이다. 벤처캐피탈리스트 김한준의 소회는 뜻밖에도 수 없는 ‘실패담’이다.

“오랜 기간 투자해보니 계약서 타이트하게 작성하고 창업자를 채근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어요. 제가 96년 이후 2002년까지 초반에 투자할 때는 투자포트폴리오 3분의 2 가량 회사의 대표이사를 중도에 교체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욕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CEO를 한번 교체하려면 투자자를 설득하는 문제부터 창업자와 싸우고 울고불고 장난이 아니거든요. 정말 재미난 일이 아닙니다” 그는 투자자의 그런 의욕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실토한다. 되돌아보니 별 효과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실리콘밸리 역시 2000년대 초반 버블 당시 멋진 이름의 회사와 그럴싸한 스타급 CEO를 통해 기업가치를 띄우는 게 일상적인 일이었다.

“당시 실리콘밸리의 이런 풍조가 다른 투자자들 관심만 샀지, 해당 회사 모든 지표를 보니 달라진 게 없는 거예요. 시행착오 후 웬만하면 대표이사를 바꾸지 않고 길게 가자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죠. 새로운 CEO를 영입하려면 스톡옵션도 줘야 하지만 추가 투자도 필요해 지분도 희석되거든요. 간단한 일이 아니죠”

그런 방식이 오히려 스트레스도 덜 받고 성공확률도 더 높다고 평가한다. 이런 게 한국적 문화와도 잘 맞는다고 결론 내렸다. 김 대표는 어느덧 정답이 있어도 대표이사가 믿지 않으면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단다. 창업자가 더 좋은 대표이사가 될 수 있도록 끈기를 갖고 지원하고 지켜보는 철학을 고수한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이 바로 투자수익을 최우선 해야 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 김한준 대표의 투자수익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다. 알토스벤처스는 투자자인 회사의 이익을 먼저 챙기는 ‘조급한 투자회수 철학’을 철저히 배제한다.

실제 그는 알토스벤처스가 조금 더 수익을 챙기는 개념보단 투자한 회사가 잘되게 하는 점에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순위를 둔다.

그렇게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젠 투자 관련한 의사결정이 매우 단순해졌습니다. 사실 투자한 회사가 잘되면 모든 게 해결되거든요. VC 입장에서 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예를 들어 20개사에 투자했다고 해도 진짜 1, 2개 회사가 얼마나 크게 성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어요. 결국 지분 0.1% 챙기냐는 욕심은 아무런 의미없는 싸움인 거죠”

김 대표는 기업가치 50배, 100배로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보고 모든 투자철학을 바꿨다고 말한다. 실제 알토스벤처스는 작은 지분을 더 챙기겠다고 얼굴 붉히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가 잘되는 일에 모든 초점을 맞춥니다. 문제는 제가 엑시트 타이밍을 최대한 느슨하게 하면 훨씬 많이 벌 수 있다는 점입니다” 놀라운 투자철학이다.

알토스벤처스는 실제 펀드운영 기간도 평균 10년에 2,3년 더 연장 가능할 만큼 호흡이 길다. 창업자가 발전하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알토스벤처스의 투자철학 역시 높이 평가받고 있는 대목이다.

“알토스벤처스로부터 투자받고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한 킴 대표는 늘 질문을 던지고 다음 미팅 때는 엄청난 공부와 시장조사를 해온 후 더 좋은 제안을 해줍니다. 또 항상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사를 소개해 주죠. 배민 사업확장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의 평가다.

■ 김한준 대표, 글로벌 네트워킹을 말하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체들이 알토스벤처스를 투자유치 1순위 VC로 꼽는 것은 알토스벤처스의 독보적인 글로벌 네트워킹 파워 때문이다. 실제 알토스벤처스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후속투자 시 평판도 좋은 글로벌 투자자를 대거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아 소개해주는 것도 알토스만이 가진 빼어난 글로벌 네트워킹 파워다.

김한준 대표의 이런 막강 네트워킹 파워에는 VC에 투자하는 글로벌 LP(간접투자자)에 대한 그의 뛰어난 평판도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미 알토스로부터 투자받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투자자와 진행하는 워킹리포트 수준은 글로벌 투자자에 내놔도 손색없을 만큼 발전하고 있다.

그 역시 LP에 대한 압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쟁쟁한 글로벌 LP들은 알토스벤처스의 2번째, 3번째 펀드에 반복해 이름을 올리기 일쑤다. 그만큼 그의 투자평판도는 글로벌 큰손인 LP에게도 정평이 나 있다.

“사실 같은 LP가 세 번째 펀드에 투자할 때는 첫 번째 투자회수는 언제 되느냐고 묻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연히 압박을 느끼죠” 수많은 스타트업이 수십 개 VC업체를 찾아다니며 투자유치에 나서듯, 김한준 대표 역시 펀드조성을 위해 1년 내내 전 세계를 누비는 투자유치 영업에 나선다.

이른바 FOF(Fund Of Fund.재간접펀드)라 불리는 글로벌 LP들. 알토스벤처스에 투자하는 LP들은 세계 최고 평판도를 자랑하는 유명 LP들 일색이다.  투자 호흡이 길기로 정평이 나 있는 미국 주요 대학연금을 비롯해 세계적 거부 패밀리집단은 물론, 싱가포르 국부펀드, 모건스탠리, 엑시움, 그린스프링 등 쟁쟁한 FOF일색이다

그가 이를테면 펜실베이니아 주 정부연금 운영기관 등과 같은 FOF를 유치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다니며 펀드구성 세일즈에 집중하는 것은 이들 역시 알토스벤처스 같은 전문투자회사를 신뢰하며 자금을 맡기기 때문이다.

  • 한국시장이 크다
  • 한국 대도시 인구 규모가 세계 톱 수준이다
  • 한국 내 온라인으로 돈 쓰는 비율이 전 세계 톱 5 수준이다

그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할 펀드 조성 시 LP에게 제안하는 3대 핵심메시지의 골격은 ‘한국시장은 크다’라는 게 핵심이다.  “한국에는 똑똑한 사람이 정말 많아요. 그리고 인터넷생태계로 많은 돈을 번 이들이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스타트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죠”

김한준은 한국 시장이 엄청난 시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에게 한국 시장이 매력적인 것은 결국 사람의 문제다. “한국은 기초 교육이 매우 훌륭해요. 다들 열심히 일하죠. 첫 번째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재벌 대기업이 성공한 것은 사실 정부가 VC였기 때문이라 봐야 해요. IMF위기때 네이버, 엔씨소프트 같은 회사 탄생했는데, 이제 3번째 혁명이 한국시장에서 일어날 거로 봐요”

그의 이런 시각에 글로벌 LP들도 동의하고 있다.

■ 김한준의 투자철학, ‘intellectual honesty’ 정직성이다

그는 과연 어떻게 투자할까? 어떤 직감과 감각으로 수백억원,수천억원을 투자할까? 김한준 대표의 독보적 투자 감각의 비결은 늘 열려있는 배우는 자세다. 그는 늘 많은 사람과 만나 얘기하고 아이디어를 얻고 배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국내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하기 전에 해외 경쟁사에 가서 직접 물어보고 투자자 만나 왜 투자를 했느냐를 질문한다.

김한준 대표의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이런 크로스 체킹과 함께 추가적인 투자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단초 역할을 한다. 거꾸로 수 없는 연락이 오기도 한다. 이를테면 “지표가 좋아 더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며 투자기회를 달라는 데도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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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마인드를 갖고 위축되지만 않으면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봐요” 그는 여전히 미국 전역을 다니며 사람을 만나고 얘기를 나눈다. 그가 내세우는 투자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투자회사를 도와주는 일. 김 대표가 투자회사에 끝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은 대표이사가 뭘 하고 싶어 하는 지 이해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많은 질문을 던지면 투자회사가 바보짓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단다.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는 회사가 정말 많아요. 예를 들면 어떤 CEO는 잘 안돼도 집착하는 경우가 있어요. 많은 걸 하려는 창업자에게 한두 개에 집중하도록 많이 유도합니다” 그는 일단 회사가 성장해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강조한다.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것 저것 보여주는 회사가 많아요. 하지만 잘하는 회사는 외부 행사 가지 않고 ‘이것만 잘하자’고 제안하기도 해요”

이를테면 배달의민족의 경우 경쟁사가 뭘 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시장에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는 경쟁사인 우버가 뭘 하는지, 네이버와 카카오가 뭘 준비하는지 늘 생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토스로 유명해진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한 케이스는 그의 오픈된 투자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김 대표는 수년전 강남 마루180에서 열린 모 행사장에서 발표하는 이승건 대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3등에 그쳤지만, 참가팀 중 제일 뛰어났어요” 김 대표는 직접 연락해 만나자고 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은행 허락받지 않고 불법으로 오픈했는 데, 접속 지표가 엄청나게 나온 대목이었다. “불법이라고 해서 내렸다고 하는 거 다시 제대로 해보자”고 제안해 필요금액을 곧바로 투자했다.

“토스 서비스에 나타난 지표를 비즈니스적으로 잘 설명을 하더라고요. 소비자 경험이 뚜렷했어요. 이를 통해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걸 보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정도면 불법적이지만 비즈니스적으로 충분히 풀어낼 거라 확신이 들었어요”

지금도 새벽 2,3시까지 일하는 이승건 대표의 경우 똑똑하면서도 독하게 일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한다. 그의 구체적인 투자포인트를 살펴보자

  • 창업자와 시장

김 대표는 창업자의 성격과 경험치를 매우 중요하게 평가한다. 두 요소가 시장기회와 핏(fit)이 맞느냐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장기회와 맞느냐를 놓고 내부 논의를 치열하게 한다. “파도랑 같이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파도를 거슬러 가는 사업도 있거든요” 그가 창업자의 과거 경험을 매우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은 그 경험을 통해 어떤 습관을 갖고 있느냐를 보기 위해서다.

“경험을 통해 자기 발전이 없었다면 조심스럽게 봅니다. 김봉진 대표의 경우 자신의 경력이 한이 돼 이를 악물고 하는 스타일입니다. 이런 창업자에겐 믿음이 생기고 투자를 하게 됩니다”

  • 자금 소진 시 문 닫게 하는 것도 투자자의 몫

김 대표는 투자 후 안되는 사업이라 판단되면 신경 끄고 돈 잃는 방식을 택한다. “모든 것이 욕심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투자회사가 잘돼야 우리도 잘되는 거거든요. 창업자 구주 엑시트가 필요하면 그렇게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구주 팔려고 할 때 회사 안 좋아질 것 같다고 하면 팔지 말라고 하는 방식입니다”

투자전문가 김한준 대표가 고민하는 대목은 ‘이러면 회사에 좋을 것 같다’는 해석에 대한 미묘한 차이다. “회사가 어느 시점에 있는지를 판단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구주 엑시트를 예로 들면 불확실한 상황에서 돈을 챙기려고 하는 건지, 어느 정도 챙겨야지 집중할 수 있는지를 구분해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합리적 결정을 통해 풀어주려고 합니다”

리모택시 청산자금 4억원을 지원한 것에 대한 김한준 대표의 해명은 단순하다. “투자한 다음 돈이 떨어지면 빚이 생기게 됩니다. 돈 떨어지는 순간 회사 문을 닫아야 합니다. 문 닫게 하는 게 우리의 책임이라 생각해요. 투자자 지분이 0%가 돼야 책임을 다한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는 투자자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창업자에게 빚내서라도 다시 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창업자가 자진해 차입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투자자가 은근히 프레스를 주는 경우가 있어요. 이건 아닙니다. 만약 투자자가 빚을 요구하는 순간, 투자자도 (지분을)내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차입경영을 요구하지 말아야 해요”

그가 실패한 경력, 심지어 신용불량자에 투자하는 것도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술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왜 ‘앱쪼가리’회사들에만 투자하냐는 얘기도 들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그 앱 뒤에는 엄청난 기술력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 김한준의 꿈, 메시지

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와 관련해 김한준 대표는 “공정한 경쟁’룰을 힘주어 강조한다.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게 맞아요. 이권이나 독점권을 줘서는 안 되는 거죠. 치열하게 경쟁하려면 기득권이 치사한 행위(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의미)를 못하게 하는 게 중요해요. 정책은 늘 페어한 경쟁이 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한국은 똑똑한 인재들이 많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공정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더 큰 회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게 그의 지론. 매년 유니콘급 기업을 하나씩 발굴하고 이사회중심의 투명경명 문화를 안착시키는 것도 그가 그리는 현실적 꿈이다.

김한준 대표의 꿈은 뜻밖에 엔젤투자자다. 그는 장병규 블루홀 의장의 경우 지금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려는 친구 중에 열정 있으면 몇 억원씩 투자를 해주는 걸 보면 매우 부럽단다. 엑시트 후 개인 돈으로 투자에 나서는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도 그는 높게 평가한다.

“사실 VC 입장에서 펀드로 조성된 LP자금은 절대 함부로 투자할 수 없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장병규 대표나 권도균 대표처럼 엑시트후 개인 돈으로 엔젤투자해주는 문화는 정말 의미 있는 행보라고 봐야 합니다”

김 대표 역시 어느 순간 열정 넘치는 젊은 기업가에 초기 투자하는 엔젤투자자 꿈을 꾸고 있다. 알토스벤처스 한국사무소는 향후 10년여 후 쯤이면 파트너인 박희은 심사역, 오문석 심사역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귀뜸한다.

대한민국 투자시장에 실리콘밸리식 투자문화를 심어놓은 김한준 대표. 그는 코리아 스타트업 생태계에 유니콘급 우량주와 글로벌 챔피언급 모험기업을 키워내는 ‘품격의 빅가이’로 명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향기나는 사람-7]편은 국내 벤처산업계 역사의 산증인이자 모범적 벤처창업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있는 창업 27년차 다산네트웍스 남민우 회장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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