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사람-⑧,장병규]품격의 창업자 장병규가 시총 3조원대 대박신화 블루홀을 접으려했던 사연 [향기나는 사람-⑧,장병규]품격의 창업자 장병규가 시총 3조원대 대박신화 블루홀을 접으려했던 사연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문재인 정권은 재벌개혁과 맞물려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이른 바  ‘반재벌, 친 중소벤처기업 육성’ 의지를 공식화했다. 특히 중기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 스타트업과... [향기나는 사람-⑧,장병규]품격의 창업자 장병규가 시총 3조원대 대박신화 블루홀을 접으려했던 사연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문재인 정권은 재벌개혁과 맞물려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이른 바  ‘반재벌, 친 중소벤처기업 육성’ 의지를 공식화했다.

특히 중기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은 재벌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이젠 미국 등과 같이 유망 스타트업과 글로벌 챔피언급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통해 대기업 중심의 기득권 질서를 허무는 동시에, 글로벌시장에서 통하는 혁신적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멈춰버린 성장동력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산업정책 기조의 일대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재벌 대기업 구조로 견고한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는 국내 산업구조를 어떻게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변화할 것인가? 많은 전문가는 그것은 결코 정책의 문제가 아닌, 시장의 논리와 사람의 문제라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혁신적 인물과 규제 없는 시장 친화적 정책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문재인 정권이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어떻게 벤처생태계를 키우고, 기존 대기업 중심의 갑질 횡행한 기득권질서를 타파할 수 있을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치원미디어는 대한민국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생태계에 좋은 기운을 불어 넣고 있는 최고의 전문가 그룹 인터뷰를 통해 그 해결의 단초를 제시하고자 한다.   

결국, 마인드와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절대 제도와 정책의 문제가 아닌 시장의 논리와 사람의 문제라고 피치원미디어는 판단하기 때문이다.  피치원미디어는 ‘향기나는 사람’시리즈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키우고 살찌울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주옥같은 10명의 인터뷰를 소개할 계획이며 1편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2편 양경준 케이파트너스앤글로벌 대표, 3편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4편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5편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 6편 실리콘밸리 밴처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 7편 다산네트웍스그룹 남민우 회장에 이어 8편 블루홀 장병규 의장을 소개한다.

대한민국 벤처산업계 평판도 1위 인물은 누구일까? 절대지존, 부동의 1위는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이지만 이해진 못지않은 빼어난 평판을 자랑하는 이가 바로 게임회사 블루홀 창업자 장병규 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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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의장은 벤처산업계에서 사업수완과 경영능력, 인품 세 가지 측면에서 이해진 의장과 쌍벽을 이룰 만큼 최고의 인물로 꼽히는 기업가다. 이해진 의장이 네이버와 라인으로 대비되는 최고의 글로벌 플랫폼을 만든 사업능력 측면에서 국내 넘버원 CEO라면, 장병규 의장은 빼어난 경영능력과 독보적인 인품을 겸비한 이 바닥 최고 ‘품격의 사업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장병규의 탁월한 평판도는 뛰어난 경영수완 못지않게 탐욕스럽지 않은 그의 사업철학과 정직함 때문이다. 2017년, 대한민국 스타트업 활성화를 내건 문재인 정권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장병규 의장 같은 이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 한다.

왜 벤처산업계는 장병규에게 환호하며 찬사를 쏟아낼까?

■ 단숨에 시총 3조원 훌쩍,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한 블루홀 대박 신화의 비결

“김(현 김강석 블루홀 대표) 대표님, 블루홀이 앞으로 성장하려면 정말 어려운 길을 가야 합니다. 일단 저는 접을 생각이예요. 김 대표님께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만약 김 대표가 더 이상 블루홀 게임사업을 하지 않겠다면 헐값에라도 회사를 매각할 생각입니다”

2014년 늦가을, 블루홀 창업자 장병규 의장은 김강석 대표에게 회사매각 의사를 밝힌다. 김 대표에겐 청천벽력 같은 메시지였다. 김 대표는 네오위즈 게임퍼블리싱사업을 총괄했고, 블루홀 설립 당시부터 대표이사를 맡을 정도로 장병규 의장과는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최고의 사업파트너인 인물.

네오위즈 창업 후 지분매각, 첫눈 매각, 본엔젤스 창업 등 거침없는 엑시트와 연쇄 창업으로 승승장구하던 장병규 의장이 자금이 바짝 말라 고갈되는 ‘번아웃’상황을 맞은 게 바로 2014년 늦가을.

엑시트한 수백억원을 모두 투자했고, 알토스벤처스 등 수개 VC들로부터 수백억원을 투자받았지만, 장병규는 블루홀 창업 8년여만에 돈이 떨어져 ‘회사매각’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뽑아 든 것이다. 회사가 성장을 못하면 망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순간이었다.

말라가는 회사 유동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손절매’를 결정했지만, 그로부터 한달 후 김 대표는 뜻밖에 “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혀 장 의장은 어쩔 수 없이 3년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장 의장과 김 대표가 내린 결론은 외부의 솔루션 도입(인수합병)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 그는 “게임은 정말 소수의 제한된 인재들이 만드는 것이고, 키우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사업”이라며 한숨을 내쉰다.

이미 400억원을 투자했고, 자신의 주식에 대해 300억원이 담보로 잡혀있는 상황에 장 의장은 김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김 대표의 게임개발사 인수합병에 마지막 사업존폐를 걸기로 결정한다.  그만큼 그는 파트너의 의견을 존중하며 회사를 경영한 것이다. 김 대표는 1년간 주식스왑 등으로 4개의 게임개발사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고,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김창한 PD가 이끈 지노게임즈의 베틀그라운드인 것이다.

그 배틀그라운드가 공전의 히트를 치며 게임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스팀에서도 동접자 수 1위를 차지했다. 이미 지난달 말 스팀에서 동시접속자수 87만7844명을 기록, 83만여명의 ‘도타2’를 제치고 동접자 1위를 차지했다. 그간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도타2’가 베틀그라운드에 정상을 내준 것. 배틀그라운드 3월 얼리억세스 버전으로 출시이후 현재 800만장 이상의 판매고에 매출 3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생존게임을 표방한 배틀그라운드는 고립된 섬에 남은 100명의 이용자가 각종 무기와 차량 등을 이용,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싸우는 배틀로얄의 형식을 갖춘 게임으로 전 세계 이용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글로벌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루홀은 장외주식거래기준 시총 3조원을 훌쩍 넘어섰고 정식 출시 이후 4조원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마저 쏟아지고 있다.

■ 장병규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가치, 이사회 중심 투명 경영의 본보기, 스스로는 “아직 멀었다”

배틀그라운드의 대박 행진으로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지만 장 의장은 손사래를 친다. “아직 조직이 준비가 안 돼 있습니다” 그는 매달 전직원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익명의 직원으로부터 “사옥도 짓나요?”라는 질문을 듣고 “우리는 사옥을 지을 능력이 없지만, 돈 있다고 사옥을 지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강한 어조로 답변한다. 그는 여전히 조직문화 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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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엔진 빼고 다바꿔야 하고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투자사를 감안, 기업공개는 불가피하지만, 단기간 내 상장은 힘들다고 단언한다.  배틀그라운드 대박에도 불구하고 장 의장은 여전히 게임사업은 모르겠다고 실토한다. “게임사업은 정말 예측하기 힘든 사업이네요. 흥행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그가 게임사업에 뛰어든 것 역시 유명한 엔씨소프트 개발자가 회사를 그만둔다는 소식을 듣고 주위에서 권유해 즉흥적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그는 좋은 사람과 능력 있는 사람만 있으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개발자적 마인드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후 테라 등을 내놓고 엔씨소프트와의 긴 소송전 등을 거쳐 10년 가까이 견딘 끝에 게임사업을 성공시킨 집념의 경영자다.

장병규 의장이 벤처산업계에서 높게 평가받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가장 모범적인 이사회 중심 경영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적확한 정보를 적절한 시기에 이사회에 제출하고 모든 것을 오픈, 투명한 경영을 고수하기로 유명하다. 외부 투자자 중심의 사외이사 2명을 늘 이사회에 참석시켜 회사 전반의 경영이슈를 공유하고 의견을 받아 수용한다.

“저는 회사의 경우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와 주주 및 임직원을 대표하는 이사회 멤버가 서로 싸우면서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것도 감추면 안 됩니다. 어떻게 공유할 거냐도 쉽지 않은 문제지만, 모든 걸 공유해야 합니다”

그가 어떤 주체도 전횡하거나 독주하지 못하도록 이사회중심으로 경영구조를 만든 목적이 바로 큰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다. “각 주체별로 독주가 없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고 경쾌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사회 중심으로 하면 잘못해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는 이를테면 회사의 경우 현금을 계속 쓰고 있기 때문에 직원 연봉인상률과 1년 전체 예산 규모 역시 주주들의 주요 관심사라며 이 역시 전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하는 식이다. 심지어 게임개발스케줄 역시 주주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직∙간접적 사항을 모든 안건으로 올리고 현금지출에 대한 사항 역시 이사회에 보고한다.

그의 이런 이사회 중심 경영방식은 전 직장에서 대주주 한마디에 정책과 경영이슈가 순식간에 바뀌는 것에 답답함과 한계를 느낀 경험 때문이다.

“주주 이익과 회사방향성에 대해 이사회에서 당연히 논의해야 합니다. 톱매니지먼트의 결정 역시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결국 이런 방식이 회사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고 중요한 방향성과 비전을 바꾸는 것 역시 이사회에서 반드시 논의해야 하는 거죠”

■ 장병규의 사업철학, 그리고 규제에 대한 쓴소리

블후홀이 최근 게임제작의 명가로 떠오르며 최고의 개발 인재들이 몰려드는 것 역시 장병규식 투명경영 때문이다. 이미 블루홀은 넥슨과 넷마블을 제치고 게임개발파워 측면에서 엔씨소프트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총 3조원이 넘는 유니콘급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장병규 의장은 지금도 폭스바겐 2000CC급 ‘골프 TDI’ 모델을 자가운전할 정도로 검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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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직원과 회식도 늘 치맥이나 저렴한 찌개류 등 소박한 저녁 만찬하기로 사내에선 유명하다. 1년 내내 청바지와 여름엔 반바지에 샌들, 같은 색깔 양말을 고집하는 것도 일 외엔 관심 없는 그의 소박한 라이프스타일 때문이다. 1년내내 양말이 똑같은 것은 매일 짝 맞춰 고르는 것조차 시간이 아까워 같은 색 양말을 수십 개 사는 독특한 취향 때문이라는 게 홍보라인의 귀띔이다.

장병규 의장은 본인 스스로에게는 매우 엄격하면서도 사업파트너에겐 매우 관대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네오위즈 주식 및 첫눈 매각 당시에도 주식처분 대금 절반이상을 멤버들에게 나눠줄 정도로 그는 탐욕 대신 ‘함께하는’사업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첫눈 매각 대금 350억원중 105억원을 당시 첫눈 직원들이었던 60명의 직원에게 평균 1억7500만원씩을 나눠준 일화는 지금껏 회자되는 미담이다. 그는 지금도 청년 스타트업중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는 창업가에 대해서는 1억원이상씩 선뜻 투자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VC본엔젤스 역시 정부자금 모태펀드 대신 처음부터 본인이 투입한 자기자본으로 투자해왔다.

고급 차를 사는 것도, 운전기사를 두며 즐기는 것도, 비싼 음식에도 별 관심이 없다. 슈퍼프로그래머 출신인 그는 지금도 학습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하는 것에 심취하고 있다. 궁금하면 파고들어 순식간에 푹 빠지는 스타일. 그가 7년 가까이 모 경제주간지를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탐독할 만큼 필요하면 오랫동안 매달리는 전형적인 워크홀릭 사업가다. 그가 흐름을 놓치지 않는 이유다.

지금도 토요일 반나절은 늘 회사업무와 관련한 일을 정리하며 보낼 정도로 그는 주말에도 일과 사업에 몰입하는 창업자다. 주주들이 장 의장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모든 성과와 공을 파트너에게 돌리는 겸손함 때문이다.

“제가 김강석 대표랑 같이 창업하지 않았다면 블루홀은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첫눈은 신중호 CTO, 본엔젤스 역시 강석흔, 송인애 파트너가 없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는 코파운더로서의 책임감은 바로 지치면 받쳐주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장병규 사단’이 등장했다는 항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이해진 의장이 정말 대단한 경영가이고 이재웅 대표 역시 저평가된 인물”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는 이해진, 이재웅 창업자 같은 인물에 대해 우리 사회가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가 잘 모르고 있지만, 사실 그들 면면을 보면 일관성을 갖고 가고 있습니다. 다만 인터페이스가 조금 다를 뿐인 거죠” 장 의장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 선진국으로 가는 사회가 되려면 변화와 발전을 이야기하고 실제 그런 방향으로 돈을 벌고 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 의장은 경영상의 고민과 관련해 피터드러커의 경영서에 이미 모든 답이 나와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창업, 사업 관련해 모그룹 창업자 발언을 인용했다.  “사업은 남들이 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안된다고 안되는 것도 아니다”

그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욱 풍성하려면 갈 갈이 멀다며 “정부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장 의장은 규제를 ‘규제 완화’로 표현하면 오해가 많다면, 오히려 규제의 이원화가 절실하다고 설파한다.

“투 트랙 규제가 필요합니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으로 나눠 규제할 필요가 있는 거죠. 일정 규모가 된 후 규제해도 늦지 않거든요. 이를테면 조선산업은 사고 치면 조 단위 피해가 발생하지만, 스타트업이 사고 친들 고작 수십억원에 불과하잖아요”

그는 미국도 규제가 많고 국내 역시 대기업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며, 다만 스타트업에 대해 역차별적인 규제가 많다고 토로한다. “법도 약자에겐 관대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만인 앞에 평등이라 하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해 규제를 똑같이 적용하면 대기업이 유리한 것은 당연한 거고, 이를 공평한 게 아니라 역차별입니다”

그는 스타트업이 일정 규모가 될 때까지 규제하지 말고 그 이상 되면 규제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한다.“처음부터 눌러 버리면 클 수가 없잖아요”

■ 손대는 것마다 대박 행진, 장병규의 탁월한 사업 감각, 그리고 올곧은 생각

장병규 의장이 벤처산업계에서 남다른 평가를 받는 것은 연쇄창업자 중 역대급 성과를 일궈낸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창업한 회사를 100억~200억원대에 매각 후 재창업에 성공한 스몰 엑시트 연쇄창업자는 일부 있지만, 장병규 대표처럼 큰 규모의 엑시트와 4번이나 창업, 연속해 성공한 데 이어 마지막 창업에선 결국 시총 3조원대가 넘는 유니콘급 기업을 일궈내는 데 성공한 경우는 전무후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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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경우에 잘된 케이스가 많아요. 하지만 직접 한 건 잘 안 된 경우가 많다”며 스스로 겸손해하지만 장병규 의장은 분명 남다른 성공 유전 인자를 지니고 있는 사업가다. 요즘 국내는 물론 실리콘밸리에 최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대박 신화의 주역 블루홀로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장병규의장.

4차례 창업과 엑시트, 그리고 믿기 힘든 반복적으로 대박 성공을 이뤄낸 비결은 무엇일까?  장병규 신드롬의 실체는 바로 천재 개발자 출신이 인문학적 소양과 경영노하우를 터득하면서 폭발하는 이른바 ‘인문학과 IT기술의 접점’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 스티브잡스와 같은 유형인 거다.

개발자 출신이 경영노하우까지 갖췄을 때의 폭발력은 경영학도는 범접할 수 없는 놀라운 사업적 모티브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장병규 의장이 코리아마켓에서 증명하고 있다는 게 글로벌 컨설팅업계의 평가다.

장 의장은 이미 학부 시절부터 슈퍼개발자로 이름을 날린다. 대구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한 영재였던 그는 카이스트 전산학과에 입학한 수재였다.  이미 카이스트 재학시절 뚝딱 만든 수강신청시스템을 학교가 공식 시스템으로 채택할 정도로 천재 프로그래머였고, 자연스레 웹 관련 행사에서 나성균 네오위즈 창업자를 만나게 된다.

이미 대학원 공부가 재미없어 학업에 흥미를 잃었던 그에게 나성균과의 네오위즈 공동창업은 당시로선 대학원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결정이었다. 95년 네오위즈를 공동창업한 장병규는 이후 2004년까지 9년간 네오위즈에 몸담으며 원클릭, 세이클럽 등 걸출한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인다.

장병규가 9년 만에 나성균과 결별, 네오위즈를 그만둔 스토리는 사업가 장병규의 진가를 그대로 드러내는 동시에, 그가 왜 여느 성공기업가와 구별돼 독보적인 평판도를 만들어내는지를 엿볼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산업계는 장병규가 네오위즈를 떠난 이유에 대해 특별히 주목해야 한다. 기업 성장의 핵심가치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장병규 의장이 네오위즈를 그만둘 생각을 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오너 체제에 대한 생각의 차이때문이었다. 어느 시점부터 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 스타일로 운영되기 시작하자 장병규는 네오위즈DNA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결국 2명의 공동창업자는 맞지 않는 스타일로 인해 다투는 일이 잦게 됐던 것.

“지금이야 그런 것에 대해 명확하지만, 그때는 고민이 많았어요. 사실 갈등이 생기면 아무것도 안되거든요. 오너체제라도 위대한 1인자라면 지원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은 다소 리크스가 생길수 있거든요”

경영권확보를 위해 대주주 창업자에 지분과 권한을 몰아줬지만, 점차 집단합의체제가 아닌 경영진 중심의 의사결정구조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장병규 의장의 경우 지금도 법인카드 사용 시 극도로 조심하는 스타일이다. 즉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을 엄격히 구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칙에 벗어난 비용문제나 특정 공동창업자에 대한 주식보상문제를 사적인 개념으로 처리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장병규는 결국 2004년 봄 네오위즈 퇴사를 결심한다. 퇴사할 당시 그의 나이는 33세. 장병규는 이미 경영에 눈을 뜨기 전인 30대 초반에도 본능적으로 투명경영을 실천할 만큼 매우 도덕적으로 뛰어난 인품의 소유자다.

장병규의 화려한 변신은 바로 네오위즈 퇴사가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검색서비스 오즈테크놀로지를 나성균 대표가 없애기로 하자 장병규의 ‘독립’은 불가피한 선택이 돼버린다.

■ “버릴 바엔 내가 하겠다”, 첫눈의 탄생과 라인 대박 주인공 신중호의 발탁

장병규는 ‘오즈테크 사업중단’결정이 나자 자신이 들고 나가겠다고 제안한다. 네오위즈 시절인 2002년, 이 회사를 인수했던 장병규. 돈 되는 사업 외엔 별 관심이 없었던 나성균 대표와 장병규의 차이가 바로 첫눈 신화로 이어진다.

2000년대 초반 당시, 검색은 돈이 안 된다는 생각이 우세, 나성균의 ‘폐기’판단은 지극히 당연한 결정처럼 보였다. 하지만 장병규는 달랐다. 경영학도인 나성균과는 달리 엔지니어 백그라운드인 장병규는 ‘고객이 좋아하는 것은 돈을 벌 것이다’라는 순진한 생각을 떨치지 못했고, 결국 그런 믿음 하나로 검색사업에 뛰어든다.

오즈테크 30명 조직을 떠안고 독립한 장병규의 ‘첫눈’은 그렇게 탄생한다. 하지만 스스로 내린 결론은 ‘첫눈은 실패였다’는 것. “승자의 저주라고 봐요. 네오위즈 성공 후 ‘이번에도 잘될 거야’라고 생각했던 같아요” 그는 첫눈을 네이버에 매각했지만, 스스로는 실패한 사업이라고 결론 내린다.

네오위즈에서 번 돈 50억원을 쏟아붓고 2006년 말, 네이버에 350억원에 매각, 4배이상의 수익을 남겼지만, 그는 냉정하게 ‘첫눈은 실패였다’고 평가한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이 바로 네이버의 첫눈 인수합병이 바로 서비스가 아닌 조직, 인력흡수가 목적이었다는 점이다. 바로 첫눈 CTO 신중호 현 라인성공신화를 만든 슈퍼인재를 장병규에 이어 이해진 전 의장 역시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

당시 글로벌 검색플레이어를 꿈꾸던 네이버는 일본 검색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었고, 자체 개발인력의 한계를 절감하던 때였다. 엄청난 욕심과 야망을 품은 슈퍼인재 신중호의 영입은 이해진 전의장이 그간 해온 M&A에서 신의 한 수로 꼽히는 순간이었다.

“일본 서비스 하려고 하는데, 한 10년간 투자하다 보면 어느 순간 되지 않겠냐”는 이해진 의장의 설명을 듣고 조직 전체를 넘기기로 했다고 장병규 의장은 술회한다.

장 의장이 네이버보다 더 많은 인수금액을 제안한 구글의 제안을 뿌리친 이유는 사업보국(事業報國) 때문이었다. “신중호 대표도 그렇고 저희 세대는 사업보국을 일종의 신념처럼 갖고 있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코드로 결정한 것이 지금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첫눈 멤버가 라인성공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항간의 주장엔 ‘과대평가’라고 잘라 말한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검색 등 수많은 서비스를 시도하며 근 10년간 3000억~4000원 가까이 투자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라인성공’은 이해진 의장의 끈기가 만든 걸작이라고 평가한다.

■ 본엔젤스, 국내 VC산업계에 새로운 희망을 쏘아 올리다

2007년,장병규의 세 번째 창업, 벤처캐피탈 리스트로서의 첫 도전은 참담한 실패로 끝난다. 초기 투자금 15억원을 모두 날렸다. 사재 75억원을 투자, 본엔젤스를 설립한 장 의장은 초기 투자액을 모두 날리면서 본격적인 VC 스터디를 시작한다.

장병규

“초기에는 감각만 믿고 대차대조표도 안 보고 투자를 할 정도였거든요. 다 날렸죠” 장병규가 당시 흔하던 정부의 모태펀드를 끌어다 쓰지 않고 100% 순수 자기자본으로 VC를 시작한 동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정부 모태펀드를 쓰면 문서작업량이 엄청 많아요. 문서작업하기 싫어 자기자본으로 했죠”

하지만 그의 뜻 다른 데 있었다. 미국 VC자금줄의 경우 질 좋은 연기금에서 주로 오고 VC 역시 의미 있게 돈 버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는 VC생태계가 발전하려면 연기금 같은 자금이 들어오게 하고, 이러한 정부자금이 아닌 민간자금으로도 VC가 돈벌 수 있다는 것을 함 보여주고 싶었다. 초기부터 정부자금을 피해 자기자본으로 투자했다.

장병규는 2015년 강석흔 현 대표이사에게 경영을 맡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이미 본엔젤스 창업시기와 같은 시점인 2007년, 우연한 기회에 게임사업에 뛰어들어 이젠 또한번 벤처산업계에 남을 행보와 함께 전세계 IT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글로벌 빅가이로 성큼 발돋움하고 있다.

장병규 의장은 대한민국 벤처산업계가 낳은 최고의 자산이자 창업계 최고 롤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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